지금까지 종합비타민&미네랄 제제, 오메가3 보충제, 코큐텐, 비타민K2, 프리&프로바이오틱스, 항산화 영양제 등에 대한 글들을 연재 했었는데요, 지금부터는 20년 전만 해도 거의 상상하지 못했던 항노화 영양제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리즈로 연재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항노화 영양제 시리즈 첫번째 글로서 노화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인문학적&과학적 고찰을 해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필자는 과학기술인이면서 기독교 신앙을 (약간) 가지고 있는데 신의 존재에 대해선 불가지론에 더 가깝습니다.
1. 노화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 노화와 죽음은 인간의 원죄에서 비롯 --> 거스를 수 없는 신의 뜻(예수님을 믿음으로서만 영의 구원을 받음).
2. 노화에 대한 불교적 이해: 노화를 포함한 생로병사는 자연스런 윤회의 한 과정 --> 해탈을 통해 정신적인 극복은 가능하지만 육체적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
3. 노화에 대한 진화론적 이해: 노화는 대부분의 생명체에서 발견되는 현상으로 전적으로 진화의 산물.
여기서는 일단 위 3번에 대하여 좀 더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노화는 개체의 번식 또는 집단 내 유전자 풀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자연선택된 진화의 산물"이라는 진화론적 설명이 20세기 중반에 처음 등장해서 그 이후 많은 진화과학자들에 의해 거의 정설로 확립되었다고 합니다(필자도 상당히 수긍하는 이론). 즉, 나이가 들면서 힘이 약해지고 상처가 잘 낫지 않으며 신체가 할 수 있는 일의 효율이 계속 감소하는 노화 현상이 얼핏 자연선택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개체의 번식 또는 집단 내 유전자 풀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자연선택에 부합하는 현상이라는 이론인데요, 이 이론을 아래와 같이 개조식으로 함 살펴보겠습니다:
<개체의 번식이라는 측면>
1. 사고나 포식자에 의해 생존율이 거의 0이 될때까지의 기간을 t라고 놓으면, 그 t라는 기간 이후에 노화현상을 발생시키는 유전자들은 어차피 도태되지 않음(왜냐하면, 그 전에 이미 사고나 포식자에 의해 죽으니까)
2. 유전자들 중에 생식(번식) 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유전자는 자연선택됨.
3. 위 t 기간 이후에 비록 노화현상을 발생시키긴 하지만 생식(번식) 능력도 증가시킬 수 있는 유전자가 있다면 자연선택됨(위 1번과 2번에 의해) --> 즉, 노화유전자가 도태되지 않고 선택됨
그럼, 위 이론이 실재와 얼마나 잘 맞는지 몇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 위 이론이 맞다면 노화유전자=번식유전자?: 네 대부분 맞습니다. 사춘기 이후 청년시절까지 생식기능에 매우 좋은 역할들을 하던 유전자들의 대부분이 중년 이후 노화유전자로 갑자기 돌변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년과 노년에도 좋은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청년 시절 생식 기능에도 좋은 역할을 했던 유전자들이 아예 없는 건 아니기때문에 저 공식이 100%는 아닙니다.
2. 이 이론이 맞다면 천적도 거의 없고 사고로 죽을 가능성도 거의 없는 동물들은 t가 매우 큰 값일테니 수명이 길 것이다?: 네 맞습니다. 고래, 상어, 코끼리, 거북이, 랍스터 등 천적이 거의 없고 사고로 죽을 가능성도 거의 없는 동물들은 일반적으로 수명이 깁니다.
3. 이 이론이 맞다면 지면에서 돌아다니는 동물들보다 공중에서 날라다니는 동물들이 천적의 수가 더 적을테니 수명이 더 길겠네?: 네 이것도 맞습니다. 예를 들어, 박쥐의 경우 같은 크기의 일반 쥐들에 비해 수명이 4~5배 더 깁니다.
4. 이 이론이 맞다면 산란이나 번식 후 바로 죽거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는 극단적인 케이스들도 있겠네?: 네 맞습니다. 일부 곤충류와 일부 어류에서 발견되는데요 연어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
5. 천적이 거의 없는 사자와 호랑이는 왜 수명이 짧지?: 얼핏 위 이론과 잘 맞지 않는 케이스로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사자나 호랑이의 경우 천적은 없지만 사냥시 크게 다칠 수 있는 즉 사고사의 가능성은 높기 때문에 위 이론에 아예 안맞는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집단 내 유전자 풀의 다양성이라는 측면>
1. 어떤 집단에 노화 현상이 없는 경우: 초기에는 잘 번성해 나감 --> 나이가 많은 개체가 나이가 적은 개체를 압도하는 현상 발생 --> 유전자 풀의 다양성 감소-->특정 전염병이나 갑자기 나타난 천적에 의해 전멸 가능성 높아짐 --> 전멸
2. 어떤 집단에 노화 현상이 있는 경우: 나이가 많은 개체가 노화&죽음에 의해 그 수와 영향력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자연스럽게 나이가 적은 개체들이 차지함 --> 유전자 풀의 다양성 증가 --> 특정 전염병이나 갑자기 나타난 천적에 대응할 수 있는 대응력 증가 --> 전멸 직전에서 기적적으로 부활하는 경우가 많음 --> 집단 수명 증가
일단 여기까지구요, 필자의 생각엔 노화와 죽음에 대한 위 두가지 진화론적 설명은 둘 다 모두 상당히 설득력 있는 설명들로 판단되고 그 비중은 동물문(또는 류)마다 다 다를 수 있겠지만 평균적으로는 거의 반반씩 섞여 있지 않을까 판단됩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는 그렇다면 인간의 기술이 계속 발전해서 결국 노화를 늦추고 방지하거나 오히려 젊어질 수도 있는 묘약들을 개발하게 되고 또 그것들이 대중화 된다면 그것은 과연 인류의 재앙이 될 것인가 아님 자연의 은혜가 될 것인가라는 화두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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