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와 인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율 I

차한잔의여유 2009. 5. 4. 00:26

음악이란 무엇일까? 왜 음악을 들으면 평온해지기도 하고 명랑해지기도 하며 어쩔땐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는 것일까? Wikipedia 백과사전은 음악을 '소리와 무음으로 구성되어지며 시간으로 표현되는 예술형태'로 정의하고 있으나 뭔가 아쉽다. 물론 음악을 과학자의 시각으로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나 그것 또한 뭔가 부족할 것임엔 틀림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과연 음악이란 어떤 것인가 그리고 음악의 어떤 요소가 그러한 다양한 감정들과 연결되는가 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뤄보기로 하고 일단 본 글에서는 그냥 필자가 39살이라는 나이를 먹도록 들어왔던 그리고 접했던 음악과 선율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음악들에 대해 끄적여보기로 하겠다.

 

1) 아리랑: 너무도 유명한 우리나라의 민요. 모든 인간의 희로애락이 다 담겨있는 선율. 평온하고 애절한 아름다움의 극치. 한민족 특유의 한의 정서가 위로와 평화로 승화되고 응집된 선율. 아리랑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란 참으로 어렵지만 위에 적은 표현들이 그 중의 일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04년도인가 남북 합동 연주회에서 아리랑을 오케스트라로 연주했었던 것 같은데 그때 받은 인상과 감동이 최고였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작년엔가 신빙성이 떨어지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위로 선정됐다고 하면서 인터넷에 무지 돌아다녔던 아리랑이 있었는데 그 곡도 상당히 아름다웠던 것으로 기억됨. 언젠가 한번 feel 받아서 아리랑을 즉흥연주 형태로 피아노로 마구 쳐댔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치면서 스스로 감동을 받았었음.^^; (그때 쳤던 아리랑을 악보로 남기지 못했었던게 한.) 아주 최근에는 영화 디워의 삽입곡으로 더욱 유명해진 아리랑.. 아마도 디워를 통해 디워보다 아리랑이 더욱 세계에 알려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 그린 슬리브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 민요. 아리랑에 뒤지지 않는 평온하고 애절한 아름다움의 극치. 중간 선율이 아리랑과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어쨋든 아리랑과 더불어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문화유산이라고 생각된다. 그린 슬리브스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나 오케스트라에 의해 편곡되고 연주되고 있는데 약간 fantasy 적인 느낌도 들면서 한국인의 한과 비슷한 영국인의 애절한 정서가 들어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몇년 전인가 꿈에서 그린슬리브스의 선율이 너무도 생생하게 들려서 본의아니게(?) 아침 일찍 일어난 적이 있었는데 역시 feel 받아서 아침이라 세게 치지는 못하고 그냥 선율만 피아노로 계속 띵똥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때도 아리랑을 치면서 받았던 비슷한 감동을 받았었던 걸로 기억되는 것을 보면 아리랑과 그린 슬리브스처럼 결국 아름다운 선율이란 우주의 법칙과 같이 동서고금과 국경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임을 느끼게 해준다.

 

3)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주제곡으로 더욱 유명한 곡. 순수한 천상의 안단테. 왠지 모르는 애절함 속에서도 평화와 아름다움을 선사해주는 음악이다. 대학원생때 학교 문화행사에서 상영한 엘비라 마디간을 봤었는데 영화의 결말이 비극적이어서 주제곡이 잘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어쨋든 이 곡은 모짜르트의 무수히 많은 아름다운 천상의 선율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4)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2악장: 베토벤이 작곡했다고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평온하고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안단테 악장. 베토벤의 웅장하고 진지한 음악에 싫증난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이곡을 들어보기를 권함. 베토벤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뀜.^^

 

5)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2악장: 쇼팽이 20세때 짝사랑했던 성악도 콘스탄티아 글라드코프스카를 위해 작곡한 곡으로 젊은 시절의 쇼팽의 열정과 천재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매우 아름다운 곡. 5년전인가 친구들을 태우고 어디를 가면서 차에서 이 곡을 틀었는데 피아노에 문외한인 내 친구 중 한 명이 대번에 이 곡이 누구의 무슨 곡이냐고 물어볼 정도로, 그리고 나도 한번 사서 꼭 들어봐야 겠다고 흥미를 나타낼 정도로 아름답고 매력적인 곡임.^^

 

2007/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