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에서는 지난번(바흐 평균율 1권 1번~12번 연주영상 설명 글 및 링크 (Bach Well-Tempered Clavier Book.1 1~12) (tistory.com))에 이어서 평균율 13번~24번 곡들의 설명글들과 함께 링크를 걸어놓습니다. 혹 교수님이나 전공자님이 이 블로그 글을 보고 있으시다면 혹 문제점이나 정정사항 등은 없는지 댓글로 알려주시면 정말로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3번 프렐류드(https://youtu.be/Omn2N1zXbsw?si=6OqdKNuxoxreSnpa): 아침 햇살처럼 밝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는 곡으로 1권 1번 프렐류드처럼 왼손과 오른손의 서로 주고받는 테크닉 연습을 위한 곡. 베토벤 후기 소나타 30번 1악장도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주고받기를 많이 하는데 이 곡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작년 9월에 연주한 곡으로 템포와 흐름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게시합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3번 푸가(https://youtu.be/iWX4EdAPBrs?si=FVUGbezg6IfC2zrf): 도치와 스트레타가 없는 간단한 구조의 3성 푸가(테크닉적으로는 연타&도약 연습곡). 또한 에피소드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한편의 아름다운 프렐류드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드는 푸가로 특히 2/3 지점에 등장하는 에피소드에는 매우 애절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까메오처럼 등장하는데 사실 자세히 보면 메인 주제의 첫 마디에 해당되는 선율이어서 바흐의 천재성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리스트 b단조 소나타에서 제 3 주제가 격정적인 부분과 서정적인 부분 모두에 사용되면서 여러 분위기들을 모두 소화하는 기법과 비슷). 본 영상은 13번 프렐류드와 비슷한 시점인 작년 9월에 연주한 영상으로 비록 템포는 약간 느리지만 전체적인 흐름과 표현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게시합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4번 프렐류드(https://youtu.be/TU-9BXQWxJg?si=n5gPcY90y8oFFse5): 빠르고 격정적인 곡으로 분위기로는 쇼팽 연습곡 4번(추격)과 비슷하지만 실제 손가락 프레이징은 오히려 쇼팽 연습곡 8번(햇살)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곡으로 혹시 쇼팽이 이 곡을 벤치마킹한게 아닐까 하고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본 프렐류드 14번은 손목의 회전, 스타카토, 도약 등 여러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좋은 연습곡으로 본 영상에서도 피아니스트들의 일반적인 속도에 준하여 빠르게 연주하였습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4번 푸가(https://youtu.be/baSt4oPM5n8?si=TxBHBeir7Ag3qbCG): 인버스(도치) 기법만 두 군데 정도 사용된 4성 푸가로 첫번째 대주제가 메인 주제 못지 않게 상당히 자주 등장하는 특이한 구조의 푸가입니다. 빗방울 떨어지듯이 계단식으로 하강하는(55443322 이런 식의) 애절한 선율이 특징인 첫번째 대주제는 쇼팽 전주곡 4번의 느린 왼손 화음 진행 부분과 쇼팽 왈츠 7번의 15~17마디에 사용된 반음계적&계단식으로 하강하는 선율 등과 매우 흡사해서 이 곡도 쇼팽에게 영향을 준 곡 중 하나가 아닌가 하고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본 영상은 작년 10월 2일에 연주한 영상으로 전체적인 흐름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게시합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5번 프렐류드(https://youtu.be/05Oi9JbxIzs?si=6hsFlTVL_E10pmSZ): 양손 교차, 연타, 도약, 아르페지오, 스타카토, 손목의 수평이동, 양손 이어받기, 펼친화음 스케일 등 여러 기교들이 사용된 빠른 곡으로 평균율 1권 프렐류드 24곡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곡으로 판단됩니다. 연주시간의 경우 임현정 피아니스트(38초)와 글렌굴드(43초)의 넘사벽 연주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피아니스트들이 48~58초 사이여서 본 영상에서도 52초 정도로 빠르게 연주하였습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5번 푸가(https://youtu.be/2UH2MdZzOgQ?si=_VxYxYYeELlxJVoO): 도치와 약한 수준의 스트레타가 사용된 약간 복잡한 구조의 3성 푸가로 평균율 1권 장조 푸가 12곡 중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장대하며 특히 후반부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말할 수 없는 벅찬 희열과 감동을 선사해주는 곡이 아닌가 생각됩니다(도치와 스트레타가 사용된 점만 제외하면 1권 3번 푸가와 구조적으로 매우 유사). 양손 스케일/트레몰로, 3도, 6도, 펼친 6도 스케일(쇼팽 연습곡 op25-11), 도약 등 테크닉적으로도 상당히 어려운 푸가여서 본 연주에서는 일반 피아니스트들의 평균적인 속도 보다는 약간 느리고 여유있게 연주하였습니다(안드라스 쉬프의 연주 속도와 비슷). 비록 2~3군데 미스터치가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균일하고 표현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게시합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6번 프렐류드(https://youtu.be/2wa_htKIQ1M?si=vZj2azBgBBV-qfEK): 서정적이면서도 리듬감이 있는 곡으로 길이가 긴 트릴이 4번이나 등장하는 트릴 연습곡. 호흡이 긴 트릴 연주시엔 박자나 리듬이 틀어질 가능성이 꽤 높은데 잘 치는 요령은 아이러니하게도 가급적 트릴에 신경쓰지 않아야 한다는 것! 즉, 트릴을 연주할 때는 손가락 움직임을 최대한 가볍게 하면서 신경은 다른 손의 연주에 집중, 그러다가 다른 손의 마지막 음에 도달 또는 도달 직전에 트릴을 마무리하는 식으로 하면 자연스럽게 잘 되는 것 같습니다. 본 연주에서는 피아니스트들의 평균적인 연주속도보다는 약간 빠르게 연주하였습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6번 푸가(https://youtu.be/NCyqIXsxECA?si=SpVB6nFhKABEqIDT): 1번과 8번 푸가처럼 스트레타가 여러번 사용된 4성푸가로 연주시간이 1분 30초대(쉬프&임현정)부터 2분 50초대(리히터&토마스슈완)까지 거의 두 배 가까이 편차가 있는 곡. 하지만 속도에 상관없이 장엄하고 비장한 느낌을 선사해주는 아름다운 곡으로 특히 후반부 에피소드 부분에서는 끝없이 등장하는 16분 음표의 선율들로 인해 마치 대양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보는 듯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16분 음표 묶음들을 균일하게 연주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본 연주는 1분 30초대와 2분 50초대의 중간 지점인 2분 10초대 정도로 연주하였고 메인 주제에 스타카토가 있는 판을 참조하였습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7번 프렐류드(https://youtu.be/jUUeMmsKlsE?si=02Out7t5bi3AFUK1): 천상의 기쁨을 노래하는 밝고 사랑스러운 곡으로 리듬과 박자 그리고 왼손-오른손 싱크로 연습용으로 좋은 곡. 중간 부분에 지그재그 식으로 하향하는 스케일 프레이징이 두 번 나오는데 모짜르트의 유명한 8번 피아노소나타 1악장에 빈번히 등장하는 프레이징이여서 모짜르트가 8번 소나타를 작곡할 때 이 곡을 벤치마킹한게 아닌가 하고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프리드리히 굴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빠르게 치는 것 같아서 본 연주에서도 속도감 있게 연주하였습니다. (물론, 굴다님의 연주 또한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7번 푸가(https://youtu.be/nTKVkUkUa38?si=sZtUP1CJtU-mEbEe): 도치와 스트레타가 없는 간단한 구조의 4성 푸가. 추억 소환 느낌의 밝고 서정적인 곡으로 15번 푸가와 비슷하게 후반부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말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을 선사해주는 곡. 손을 옥타브+1도 정도로 쫙 펴야 하는 부분들이 몇 군데 있어서 손이 작은 사람들에겐 상당히 어렵고 까다로운 곡이며 또한 메인 주제가 중간 성부들에 많이 포진되어 있어서 메인 주제를 또렷하게 들리도록 하기 위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곡. 첫번째 대주제는 7번 프렐류드처럼 물결치는 듯한 16분 음표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위주제의 역할과 함께 반주의 역할도 수행해주고 있습니다. 1분 30초대의 글렌굴드와 임현정씨 연주를 제외하면 대부분 1분 50초대 ~ 2분 50초대 사이여서 본 연주에서는 대략 중간 정도인 2분 30초 정도로 약간 여유있는 속도로 연주하였습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8번 프렐류드(https://youtu.be/GMImO4lZlYE?si=5mTgl4oVPGD3wVx-): 깊은 영혼의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서정적인 곡으로 후반부에 매우 아름답고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부분이 등장합니다. 16분 음표들이 반주 역할도 해주는데 얼핏 보면 셋잇단음표의 묶음들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니라는 점! 그래서 박자감을 잃지 않는 것이 관건. 흥미로운 점은 이와 매우 비슷한 유형이 베토벤 소나타 30번 3악장 제 4 변주 부분에서도 등장한다는 사실인데 베토벤이 소나타 30번을 작곡할 때 이 곡을 벤치마킹 하지 않았나 하고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속주의 달인 임현정씨와 글렌굴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분 30초 ~ 2분 00초 사이여서 본 연주에서도 1분 48초 정도로 여유있게 연주하였습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8번 푸가(https://youtu.be/ccgxUF3Uzo0?si=hhHoRgQLeVSH004l): 도치와 스트레타가 없는 4성 푸가라는 점에선 12번&17번 푸가와 비슷하지만 곡의 분위기와 해석의 다양성 측면에선 16번 푸가와 비슷한 푸가. 즉, 매우 빨리 치는 연주(임현정, 글렌 굴드, 안드라스 쉬프) 보다는 약간 느리고 서정적으로 치는 연주(토마스 스완, 프리드리히 굴다)가 16번 푸가처럼 좀 더 곡의 분위기(비장미)와 잘 맞는다고 생각됩니다. 손을 쫙 벌려야 하는 부분이 거의 없어서 연주하기는 편하지만 메인 주제가 대주제와 비슷한 음역에 있는 부분이 한 두 군데 있어서 주제들을 모두 또렷이 표현하는게 쉽지 않은 푸가 중 하나. 본 연주에서는 곡의 비장미와 서정성을 잘 살리기 위해 약간 느리게 친 토마스 스완의 해석을 벤치마킹 했습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9번 프렐류드(https://youtu.be/FvnDkgss3tA?si=TiIX5VmWaAOSnJ_Y): (스마트폰 거치대를 처음으로 사용해보았는데 구도도 좋아졌고 음질도 확실히 좋아진 것 같습니다^^) 프렐류드 1-19는 톡톡 튀는 느낌의 밝고 쾌활한 곡으로 양손 교차 스케일, 양손 역방향 스케일, 도약 등 어려운 기술들이 사용되어서 알레그레토 수준으로 여유있게 연주하였습니다. 후반부 양손 교차 스케일 부분에서는 리스트의 전매특허인 3-hand 효과를 약간 느껴볼 수 있는데 리스트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그러한 아이디어가 이미 바흐한테서 나왔다는 점에서 역시 바흐의 천재성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두군데 미스터치가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나쁘지 않아서 게시합니다.
바흐 평균율 1권 19번 푸가(https://youtu.be/7XC92_xu5XY?si=Nm-4Vn0mCx8KLLTH): 푸가 19번은 승리를 향해 전진해가는 듯한 느낌의 힘찬 주제와 함께 후반부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또한 말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을 선사해주는 곡. 3성 푸가이지만 8분 음표의 대주제들은 메인 주제와 비슷한 프레이징, 16분 음표의 대주제들은 내성(반주)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 등 푸가의 느낌이 많이 들지는 않는 곡. 주제의 제시에서 딱 한 번 스트레타가 등장하는데, 스트레타를 곡 중간중간 자주 사용했던 바흐가 이 곡에서만큼은 주제를 제시할때만 딱 한번 사용한 건 매우 특이한 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테크닉적으로는 3도, 6도, 도약, 스케일, 양손 교차 스케일 등 어려운 기술들이 사용된 곡으로 특히 고른 스케일을 위해 많은 연습이 필요한 곡이라 판단됩니다(양손 교차 스케일은 19번 프렐류드에서도 사용됨). 제 1 주제를 논-레가토로 치는 버젼과 레가토로 치는 버젼이 있는데 여기서는 레가토 버젼을 참조하였습니다. 1~2 군데 미스터치가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균일하고 표현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게시합니다.
바흐 평균율 1권 20번 프렐류드(https://youtu.be/vsJ3c4EOMgA?si=GaJcL65HuEGNFIA3): 얼핏 2성 인벤션 느낌이 들지만 3 성부로 구성된 프렐류드로, 단조 곡이면서도 생기있는 리듬감이 돋보이는 매력적인 곡. 트릴, 스케일, 스케일 이어받기, 손목의 회전, 왼손 약지의 독립, 아르페지오 등 여러 기술들을 익힐 수 있는 좋은 연습곡. 제 1주제를 논-레가토로 치는 방식과 레가토로 치는 방식이 있는데 본 연주에서는 서정성을 좀 더 강조하기 위하여 레가토로 치는 방식을 참조하였고 또한 같은 목적을 위하여 알레그레토 정도의 속도로 약간 여유있게 연주하였습니다.
바흐 평균율 1권 20번 푸가(https://youtu.be/7o3sQp8YEzA?si=SOeTzE3HZfimy2Ki): 1집 푸가 중 음표와 마디가 가장 많고 (24번 푸가를 제외하고) 가장 연주시간이 긴 푸가로, 4성인데다 메인 주제의 길이도 길고 8번 푸가처럼 도치와 스트레타 기법이 빈번히 사용되었고, 3도, 6도, 스케일, 트릴, 스타카토, 도약 등 다양한 테크닉이 사용되어 1집 푸가 중 난이도가 가장 높은 푸가로 판단됩니다. 또한 에피소드 비중이 1번 푸가처럼 상당히 낮아서 오로지 메인 주제와 도치 주제만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상당히 무미건조한 푸가이기 때문에 6분 가까이 정신적으로 상당히 강하지 않으면 연주가 흔들릴 수 있는 매우 어려운 곡이라고 역시 판단됩니다. 본 연주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통상적인 피아니스트들의 연주 속도보다는 약간 느린 모데라토 정도로 여유있게 연주하였고 미스터치가 두세 군데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과 표현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게시합니다. (여담: 놀랍게도 메인 주제 세번째 마디의 16분 음표 음형은 쇼팽 연습곡 1집 4번(추격)의 메인 선율로, 8분 음표 음형은 베토벤 교향곡 9번(합창) 1악장 제 1 주제의 선율로 훗날 사용됩니다!)
바흐 평균율 1권 21번 프렐류드(https://youtu.be/NEuxecSmx44?si=DTBj63kcvJ61f8TY): 양손 이어치기, 연타, 도약, 스타카토, 스케일 등 여러 기교들이 사용된 매우 빠른 템포의 곡으로 15번 프렐류드와 비슷한 토카타 풍의 손가락 연습곡. 맨 마지막 상향하는 엔딩 부분에서는 32분음표 간격의 아주 빠른 연타가 등장하는데 업라이트 피아노로는 한계가 있어서 여러 번의 실패 끝에 간신히 성공ㅠ. 본 영상은 올 초 2월쯤에 연주한 영상으로 전체적인 흐름과 표현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게시합니다. (여담: 첫 마디부터 등장하는 왼손의 8분 음표 주제 음형은 훗날 쇼팽 전주곡 2번과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 1악장에도 사용됩니다!)
바흐 평균율 1권 21번 푸가(https://youtu.be/0TkWlV6gOpw?si=JH2OADTor-52ojbQ): 도치나 스트레타가 없는 간단한 구조의 밝고 매력적인 3성 푸가로 14번 푸가처럼 첫번째 대주제가 거의 메인 주제급 비중으로 사용되어 마치 메인 주제가 2개나 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 특별한 푸가. 테크닉적으로는 한 손으로 연타와 스케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음형들이 많아서 손가락 독립을 위한 연습곡으로 판단됩니다. 본 영상은 올초 3월에 연주한 영상으로 전체적인 흐름과 템포 및 표현 등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게시합니다.
바흐 평균율 1권 22번 프렐류드(Bach Well-Tempered Clavier (WTC) 1-22 Prelude (바흐 평균율 1권 22번 프렐류드, 2023.3.13 연주) - YouTube): 작년 봄에 연주한 평균율 1권 22번 프렐류드입니다. 평균율 곡집에서 최초로 불협화음이 사용된 곡으로 애절하고 격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곡입니다. 쇼팽 이전에 이미 바흐가 불협화음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통해 바흐의 천재성을 또한번 느낄 수 있으며 젊은 시절의 쇼팽이 바흐를 깊이 연구했었고 바흐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았었다는 사실 또한 한번 더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페달을 밟지 않고 연주하여 약간의 끊어짐이 존재하는데 이를 감안하여 감상해주시기 바랍니다.
바흐 평균율 1권 22번 푸가(Bach Well-Tempered Clavier (WTC) 1-22 Fugue (바흐 평균율 1권 22번 푸가, 2023. 3. 18 연주) (youtube.com)): 작년 봄에 연주한 22번 푸가입니다. 1권 2권 통틀어 몇 곡 안되는 5성 푸가로 에피소드의 분량은 상당히 적으면서 동시에 스트레타 기법이 많이 사용되어 1-1번 푸가처럼 약간 카논 느낌이 드는 푸가가 아닌가 판단됩니다. 또한 1-17번 푸가처럼 주제가 중간 성부들에 많이 포진되어 있어서 주제를 또렷하게 연주해내야 한다는 관점에서 꽤 까다로운 푸가가 아닌가 판단됩니다. 본 연주에서도 역시 페달을 전혀 밟지 않고 연주해서 약간씩 끊어지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러한 점을 감안하여 감상해주시기 바랍니다.
바흐 평균율 1권 23번 프렐류드( Bach Well-Tempered Clavier (WTC) 1-23 Prelude (바흐 평균율 1권 23번 프렐류드) (youtube.com) ): 23번 프렐류드는 조성진행이 비교적 단순한 세도막 형식의 곡으로 훗날 등장하는 소나타 형식의 조성진행과 상당히 유사해서 바흐의 천재성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곡입니다. 또한 첫부분부터 등장하는 16분 음표 프레이즈는 훗날 쇼팽 에튀드 4번(추격)에도 사용되는데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고 젊은 날 바흐의 평균율 곡집을 깊이 연구했었던 쇼팽이 자신의 곡에 일부분 사용한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3번 프렐류드는 단순한 손가락 연습곡이기 전에 추억소환 느낌의 서정성을 지닌 곡으로 알레그로 보다는 알레그레토나 모데라토가 어울리는 곡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본 연주에서도 그러한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알레그레토와 모데라토의 중간 정도 속도로 여유있게 연주하였습니다.
바흐 평균율 1권 23번 푸가( Bach Well-Tempered Clavier (WTC) 1-23 Fugue (바흐 평균율 1권 23번 푸가) (youtube.com) ): 23번 푸가는 평균율 1권의 마지막 장조(B-major) 푸가로 스트레타가 없는 4성 푸가라는 점과 메인 주제가 중간 성부들에 많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 구조가 17번 푸가와 비슷하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본 곡은 빠르게 연주하면 기쁨을 노래하는 발랄한 곡이지만 약간 느리게 연주할 경우엔 17번 푸가처럼 추억소환 느낌과 함께 상당한 감동과 감격을 선사해 주는 매우 서정적인 곡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본 연주에서는 후자를 강조하기 위해 모데라토 정도의 속도로 약간 느리고 여유있게 연주하였습니다. 참고로, 제일 처음 나오는 첫음이 B음인데 B음 보다는 C#음이 더 좋은 것 같아서 C#음으로 바꾸어 연주하였고 마지막 엔딩 부분도 여운 없이 바로 끝나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1/4 마디를 추가하고 약간의 편곡을 해보았습니다. 감상해보시고 원곡의 느낌에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혹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바흐 평균율 1권 24번 프렐류드( Bach Well-Tempered Clavier (WTC) 1-24 Prelude (바흐 평균율 1권 24번 프렐류드) (youtube.com) ): 24번 프렐류드는 1권의 마지막 프렐류드로, 연주 시간이 가장 길고 또한 최초로 도돌이표가 사용된 곡이라는 점, 그리고 왼손이 1/8 음표들의 음형만 계속 반복하는 점 등 이전 프렐류드에 비해 상당히 특별한 느낌을 주는 곡이 아닌가 하고 판단됩니다. 또한 4번 프렐류드와 푸가처럼 종교적인 슬픔과 비장함을 느끼게 하지만 또한 마치 구도자가 기나긴 고행을 통해 깨달음에 도달하는 듯한 서사적인 느낌도 함께 주는 곡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본 연주에서는 그러한 점들을 강조하기 위해 너무 빠르지도 또한 너무 느리지도 않는 모데라토 정도의 속도로 연주하였습니다. (참고로 중간쯤에 등장하는 일부 선율이 24번 푸가의 에피소드 선율에도 다시 사용됩니다.)
바흐 평균율 1권 24번 푸가( Bach Well-Tempered Clavier (WTC) 1-24 Fugue (바흐 평균율 1권 24번 푸가) (youtube.com) ): 드디어 평균율 1권의 마지막 곡이자 마지막 푸가인 24번 푸가 연주입니다. 이 곡은 메인주제에 반음계적 요소가 들어가 있는 점으로는 4번 푸가와 비슷하지만 한개의 메인주제가 도치/스트레타/더블렝쓰 없이 단순하게 이끌어간다는 점에서는 12번 푸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메인 주제와 에피소드 선율이 그 감정선에서 엄청난 대비를 보인다는 점(즉 메인 주제는 매우 긴장되고 비장한 감정을, 에피소드 선율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답고 평온한 감정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그리고 에피소드가 전반부에 한번(실제로는 두번이지만 거의 10마디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뭉뚱그려서 한번) 후반부에 한번 이렇게 딱 두번만 등장하고 중반부의 대부분이 메인주제의 변주로만 채워져 있다는 점에서 평균율 1권의 다른 푸가들과 달리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에피소드의 역할이 마치 소나타 형식에서 제 1주제와 대비되는 제 2주제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러한 비중있는 에피소드가 후반부에 5도 변조를 한 상태로 딱 한번만 등장하기 때문에 바흐가 이당시부터 소나타 형식에 대한 탐구를 확실하게 시작한것 아닌가 하고 추론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엄청난 긴장감을 주는 제 1주제와 이에 대비하여 엄청나게 평온하고 아름다운 느낌을 주는 제 2주제를 연상케 해준다는 점에서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합창 교향곡)의 1악장과 쇼팽의 마지막 소나타(3번 소나타)의 1악장을 역시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말년에 바흐의 대위법을 엄청 연구했었던 베토벤과 젊은 시절부터 바흐의 평균율 곡집을 역시 심도깊게 연구했었던 쇼팽에게 이 곡이 또한 많은 영감을 주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본 24번 푸가 연주의 경우 3분 47초라는 경이적으로 짧은 시간안에 연주한 글렌굴드 외에는 대부분의 피아니스트들의 연주 시간이 6~8분 정도여서 본 연주에서도 약간 느리고 여유있게 연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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