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의 피아노소나타b단조와 슈만의 교향적연습곡
예전부터 늘 리스트의 피아노소나타b단조와 슈만의 교향적연습곡을 정복해보고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던 차에 최근 여유가 생겨서 맹연습하고 있는데 이 두 곡 모두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ㅠㅠ (두 곡 모두 두 작곡가의 천재성이 가장 잘 발휘된 곡들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두 곡 모두 이보포고렐리치가 친 음반을 권하고 싶은데 그 이유는 역시 왼손과 오른손의 음 하나하나가 다 명료하게 살아서 움직이는게 느껴지면서 동시에 곡의 정서를 잘 살린 명반이기 때문이다. 반면 마우리찌오폴리니가 친 음반의 경우엔 두 곡 모두 뭔가 기계가 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비추. 현재 개인적인 성과(완성도)는 리스트의 피아노소나타의 경우 약 80%, 슈만의 교향적연습곡은 약 60% 수준이다. 개인적으로는 슈만의 교향적연습곡이 리스트의 피아노소나타보다도 더 어렵게 느껴지는데 이는 아마 전공자들의 생각과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 전공자들의 경우처럼 악보를 보지 않고 다 외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리스트의 소나타가 좀 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긴하다.
두 곡에 대한 비교를 좀 더 해보면.. 두 곡 모두 손가락으로 치는 게 아니라 팔로 치는 듯한 착각이 드는 곡들인데 슈만의 교향적연습곡이 그런 부분이 좀 더 강하다는 점(그래서 필자처럼 손이 작은 사람에게 더 어렵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두번째로는 두 곡 모두 소나타 형식과 변주곡 형식이 혼재되어 있는 곡들인데, 리스트의 피아노소나타b단조의 경우 소나타형식 속에서 주제들이 수많은 변주가 되어가는 형식인데 반해 슈만의 교향적연습곡의 경우 반대로 변주곡 형식이면서 변주곡들(마지막 피날레 포함) 중 일부에서 소나타적 조바뀜 형식이 얼핏얼핏 모습을 드러내는 형식이라는 점. 세번째로는 두 곡 모두 그 일부에서 대위법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는 곡들인데 슈만의 경우 좀 더 교묘하고 기발하게 되어있다는 점. 네번째로는 두 곡 모두 얼핏 2명이서 연주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심포닉한 부분들이 중간중간 들어있는데 리스트의 피아노소나타가 그러한 느낌이 좀 더 강조되어 있다는 점(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되면 자세하게 써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슈만 교향적연습곡의 경우엔 베토벤적인 요소가 강한 반면 리스트 소나타의 경우엔 바하, 베토벤, 쇼팽 이 세 사람의 요소가 골고루 다 들어가 있다는 점(그래서 필자에겐 리스트의 피아노소나타가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등을 들어볼 수 있겠다.
하여간 두 곡 모두 매우 기교적이고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곡들이라 한번 치고 나면 힘이 쭉 빠지는데 아직까진 그냥 악보를 보면서 느린 속도로 흉내만 내는 수준이라 늘 리스트와 슈만에게 미안할 따름이다.ㅠㅠ 하지만 이번 기회에 올 여름 목표로 100%는 아니더라도 90% 정도까지의 완성도는 달성해야 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면서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었을때 다시 제 2탄을 써보리라 라는 야무진(?) 생각을 하면서 이번 글을 짧게 갈무리하고자 한다.
2015.7.20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