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진법(12진법)에 대한 단상 II
앞서 I부에서는 12진법이 1년12달이라는 천문현상을 통해 농경사회 인류의 조상들이 발명해내지 않았을까 하는 추론을 펼쳤었는데 본 II부에서는 그러한 천문현상과는 별개로 과연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적절한 진법이 몇진법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고찰해보고 그것이 우연찮게 12진법과 관련이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1. 주기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함수인 sine 함수의 주기는 숫자 4와 연관되어 있다.
앞서 I부에서 필자는 진법이란 어떤 "주기성"과 연관된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즉, 왼쪽손의 손가락 5개를 다 세면 다시 처음의 손가락으로 돌아온다는 사실로부터 5진법과 10진법이 발전되었듯이 진법은 필히 어떤 주기성과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수학에서 주기성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함수는 무었일까? 그것은 바로 누구나 알고 있는 sine 함수이다. sine(x) 함수는 x가 0부터 2Pi까지 변할때 0 --> 1 --> 0 --> -1 --> 0으로 변하면서 원래의 값으로 되돌아온다. 0-->1로 가는 경로를 #1, 1-->0으로 가는 경로를 #2, 0-->-1로 가는 경로를 #3, -1-->0으로 가는 경로를 #4라고 했을때 이 sine함수는 바로 이 4개의 경로로 표현될 수 있으며 이 4개의 경로가 어찌보면 sine이라는 손에 붙어있는 손가락 4개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이러한 sine 함수와 관련된 주기성은 4라는 숫자와 연관지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만약, 인간의 손가락이 5개가 아니고 4개였다면 자연스럽게 8진법이나 12진법이 발전했을테고 10진법은 절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2. 동서남북이라는 방위는 sine 함수와 연관되어 있으며, 그러므로 그 주기성도 숫자 4와 연관되어 있다.
동서남북은 인간이 지구에 살지 않고 화성이나 금성에 살고 있다 해도 변치않는 유니버셜한 방위이다. 그 이유는 행성은 필히 자전축이 존재하는데 자전축의 한쪽 끝을 북극이라 칭하면 그 반대쪽 끝은 남극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극에서 남극으로 이동할 경우 필히 적도를 지나게 되는데 즉, 북극(1)-->적도(0)-->남극(-1)-->적도(0)-->북극(1)으로 다시 되돌아오게 되는데 이는 바로 cosine 함수를 암시하고 있고 cosine 함수는 앞 문단에서 언급한 sine 함수의 사촌지간이므로 동서남북이라는 방위는 인간이 이 우주의 어느 행성에 살든지 관계없이 숫자 4의 주기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
3. 지구가 한바퀴 자전하는 하루라는 시간도 sine 함수로 나타낼 수 있으며, 그러므로 그 주기성도 숫자 4와 연관되어 있다.
하루라는 시간은 해가 뜨는 일출부터 해가 지고 다시 해가 뜨는 다음번 일출까지로 정의할 수 있는데 이도 역시 하나의 태양을 공유하고 있는 우리 태양계의 모든 행성에 다 적용되는 유니버셜한 정의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도 역시 sine 함수와 같은 4경로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일출(0)-->정오(1)-->일몰(0)-->자정(-1)-->일출(0)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 위 3가지 사실들로부터 숫자 4가 일반 숫자와는 다르며 바로 주기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숫자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런데 도대체 이러한 얘기가 12진법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12라는 숫자는 바로 4의 배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4의 배수에는 12도 있지만 8이나 16도 있지 않은가? 라고 반문해볼 수 있겠다. 맞는 말이다. 그러므로, 만약 1년12달이라는 지구에만 적용되는 우연적 천문현상이 고려되지 않았었다면 지금쯤 24시간 하루는 16시간으로 그리고 360도 방위는 320도로 나타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인류가 10진법외에 12진법이라는 진법을 발명한 이유는 바로 1년12달이라는 지구에만 적용되는 우연적 천문현상 때문으로 추정되며 이는 또한 우연히 주기성을 대표하는 4의 배수가 됨으로써 방위와 시간 같은 주기를 나타내는 단위에도 자연스럽게 사용되지 않았을까라는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바하의 평균율과 수학"이라는 필자의 다른 글에서 한 옥타브가 12개의 음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우연 중의 우연이요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가장 큰 축복 중의 축복일 것이다 라고 기술한 바가 있다. 그런데 1년이 11달도 아니고 13달도 아니고 딱 12달이라는 이 사실 또한 역시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숫자라고 본다면 신은 12라는 숫자를 정말로 좋아하는 거 같다.
2014/11/23 최종수정